#직장인 김모씨(53세, 여)는 얼마 전 퇴근길 횡단보도에서 신호대기 중 뒤따라오던 1톤 트럭과 충돌했다. 사고 후 목 뒷부분에서 시작된 날카로운 통증이 우측 팔까지 이어져 전기가 통하는 듯한 통증이 동반되었으나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병원을 찾지 않았다.
다음날 출근을 위해 머리를 감으려고 하는데 오른팔이 잘 움직이지 않고 손가락 끝까지 저린감이 더욱 심해져 급히 근처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았다. 전신마비가 올수 있다며 수술을 서두르자는 진단을 받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병원도 찾아가 본 김씨는 절대 수술하면 안 된다며 2주간 도수치료를 해보자고 소견을 받아 당황스러웠다.
이 같은 사례는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종종 하는 하소연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외상뿐 아니라 스마트기기의 장시간 사용 등으로 인해 목디스크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목 디스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쯤 들어봤지만, 자세히 설명하기는 힘든 질환 중 하나이다. 또 하나의 현대병이라고 할 수 있는 목디스크에 대해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석상윤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목 디스크란 무엇인가?
우리 몸의 목뼈와 목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구조물을 추간판, 즉 목디스크라고 한다. 이러한 목디스크가 갈라지고 찢어져서 튀어나오게 되는 것, 그리고 목관절에서 덧뼈가 자라는 것을 목 디스크병이라고 한다. 앞의 증례처럼 사고에 의해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 가장 큰 원인은 노화이다. 사춘기 이후로 시작되는 노화의 과정에서 목 디스크에도 변화가 일어나게 되고,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석상윤 교수는 “노화로 인해 목 디스크가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연령은 40대 전 후의 중장년층이다”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컴퓨터, 스마트 폰 사용 등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 목 디스크가 발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은 목에 있는데 증상은 어깨 팔다리에?
목 디스크에 의해 발생하는 증상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 목통증과 목의 움직임이 줄어드는 운동범위 제한이다. 두 번째로는 척수 신경에서 나오는 가지 신경인 신경근이 눌려 생기는 신경근증으로 어깨나 팔, 손가락이 아프거나 저리고, 힘이 빠질 수도 있다. 세 번째로 척수 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척수증으로 팔, 다리의 기능과 운동 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증상은 척수증에 의한 증상이다. 척수는 우리 몸의 뇌에서 팔, 다리로 내려오는 큰 신경으로 이 것이 목 디스크 등으로 인해 눌려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을 척수증이라고 한다. 이러한 척수증의 증상은 전체 환자의 약 30% 정도에서만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 그 중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부자연스러운 손놀림과 보행 장애를 들 수 있다. 척수증 환자들은 손의 세밀한 움직임이 잘 되지 않아 젓가락이나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기도 하고, 글씨체가 변하기도 한다. 하지의 보행 장애는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을 느끼며 다리를 휘청거리기도 하고, 반대로 다리가 뻣뻣해지기도 한다.
방치하지 않고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
목디스크 중에서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한정적이다. 특히 목 통증 환자의 경우 보존적인 치료에 잘 반응하고 수술의 결과가 좋지 않아 약물 치료, 운동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신경근증의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70%의 환자에서 약물 치료나 주사 치료에 잘 반응하기 때문에 보존적인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척수증의 경우 보존적인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손상된 신경은 수술 후에도 회복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므로 보다 빠른 시일내에 수술적 치료를 통해 척수 신경에 대해 감압술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 수술은 위험해서 절대 하면 안된다’, ‘자칫 잘못하면 마비가 올수 있다“ 등의 얘기를 듣고 수술을 꺼리는 환자들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필요한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척수증 환자들의 경우 수술을 뒤로 미루다가 보행 장애 증상이 악화되어 걷지 못하고 휠체어를 타고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그 외의 신경근증의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약물 치료나 주사 치료에 잘 반응하는 편이나, 이러한 치료에 효과가 없는데 3개월 이상 방치하는 경우, 수술 후에도 손저림이나 운동 기능저하 등의 증상이 남을 수 있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석상윤 교수는 “목 디스크 증상이 있는 경우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다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며 “또한 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수술 중 심각한 합병증의 빈도는 1% 이내이므로 치료에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는데 최근 경추 수술은 1cm 크기의 척수 신경을 보기 위하여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수술을 시행하므로 보다 안전하게 수술이 가능하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