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실금은 여성을 괴롭히는 주요 질환으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소변을 보게 되는 현상이다. 최근 평균 수명이 늘어나 노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환자 수 역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에 137,193 명이 요실금으로 진료를 받았는데, 이중 약 83%인 115,147 명이 40세 이상 여성이었다. 요실금의 원인과 치료법, 예방법에 대해 유성선병원 비뇨의학과 김영호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이 대표적 … 주요 원인은 분만 중 근육 손상
요실금의 종류엔 대표적으로 기침, 재채기, 운동 등에 의해 복압(배 안의 압력)이 올라갔을 때 발생하는 복압성 요실금, 소변을 보고 싶을 때 소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성 요실금이 있다.
그 외에 아무런 유발 요인 없이 소변이 배출되는 진성 요실금,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 넘쳐흘러서 발생하는 일류성 요실금이 있다.
복압성 요실금은 주로 임신과 분만, 특히 자연분만 과정에서 방광에서 요도에 이르는 방광경부와 요도를 지지하는 근육에 손상이 생겨 발생한다. 그 외에 고령, 폐경, 비만, 방사선 치료를 받았거나 수술 등으로 인한 손상 등에 의해서도 복압성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다.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에 소변이 충분히 채워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방광이 저절로 수축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 질환, 급성 방광염, 방광출구 폐색 같은 질환이 원인인 경우도 있으나, 다른 질환이 동반되지 않은 채 단지 방광 근육 신경이 과민해져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요실금은 주로 중년 이상의 여성에게 나타난다. 하지만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과도한 스트레스로 방광이 수축해 40세 미만 여성들도 요실금을 앓을 수 있다. 또한 자극적인 음식 섭취, 음주, 변비, 커피 홍차와 같은 카페인 음료 섭취 등도 요실금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심한 경우 우울증까지 … 복압성 요실금은 중부요도 슬링 수술이 대표적 치료법
요실금 환자들은 속옷에 묻은 소변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외출을 꺼리고 자신감이 떨어져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심한 경우 우울증까지 걸리게 된다.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다. 중부요도 슬링 수술이 대표적 치료법으로, 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인다. 그러나 복압성 요실금이 심하지 않은 환자들은 수분 섭취를 제한하고 케겔운동(골반 밑 골반저근의 수축과 이완을 일정 시간 동안 반복하면서 골반저근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면 호전되기도 한다.
절박성 요실금이라면 소변을 조금씩 참는 훈련과, 케겔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 항콜린제 같은 약물치료를 함께 하면 효과가 보다 좋아질 수 있다. 이와 같은 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자기장 치료 같은 시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 남성 환자 10% 넘어 … 전립선 질환이 남성 요실금 가장 흔한 원인
요실금은 남성에게도 찾아올 수 있다. 남성 요실금의 가장 흔한 원인은 전립선 비대증이나 전립선 염증이며 뇌신경질환, 척추질환 환자에게도 요실금이 나타날 수 있다.
전립선암 수술 후 요실금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최근 전립선암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어 전립선암 수술을 앞두거나 마친 환자들은 요실금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남성 요실금도 원인과 형태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압성 요실금이라면 골반 근육운동, 바이오 피드백(뇌파를 이용해 생체의 신경, 생리 상태 등을 어떤 형태의 자극 정보로 바꿔 정신을 안정시키는 훈련) 등과 약물요법을 병행한다.
최근에는 여성에게 시행하는 중부요도 슬링 수술과 비슷한 남성 요실금 수술도 한다. 절박성 요실금인 경우엔 여성과 마찬가지로 소변을 조금씩 참는 연습을 하는 방광훈련과 약물치료를 한다.
전립선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전립선 비대증 및 전립선염 치료만으로도 요실금이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전립선암 수술 후 발생하는 요실금의 경우엔 인공괄약근 삽입 수술을 시행한다.
◆ 골반근육 강화 운동, 적정 체중 유지가 요실금 예방에 좋아
비만은 요실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비 역시 배뇨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적절한 운동, 특히 골반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는 운동은 요실금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커피나 홍차 같은 고카페인 음식, 술,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방광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 ‘여잔데…’란 생각에 비뇨의학과 주저하지 말아야
비뇨의학과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남성들만 방문하는 과가 아니며, 이미 요실금 문제로 비뇨의학과에서 진료를 받는 여성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도 ‘여잔데…’란 생각으로 비뇨의학과 방문을 부끄러워하며 치료를 주저하는 여성들이 많다.
비뇨의학과는 여성의 소변 생성과 배출 과정에 관여하는 모든 장기들, 신장, 요관, 방광, 요도 등도 다루는 분야다. 이러한 장기에 문제가 생긴 환자분들 모두 치료를 미루지 말고 비뇨의학과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