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S 대전 = 이준희 기자]
대전방문의 해 기념, 대전시립무용단 제66회 정기공연 ‘군상(群像)’이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공연은 이응노 화백을 모티브로 하여 윤이상 음악을 접목시켜 미술부터 음악까지 다양한 각도로 관객들에게 관심을 끌었다. 장르 융합의 참신함과 한국적 정서가 반영되어 감동이 깃든 공연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러한 시도는 황재섭 예술감독의 고전, 문학을 소재로 다루는 안무적 특성이기도 하다.
무대 위 무용수들은 그야말로 이응노 화백의 그림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 속에 이응노의 삶이 녹아져 있었다. 이응노 화백의 예술적 고찰, 그리고 그가 떠난 후 남겨진 사람의 그리움, 그가 작품으로 기억되고, 그 작품은 곧 이응노 화백의 메시지가 된다.
이응노 작품 ‘군상’은 그 당시 해방공간기 민족의 현실을 소재로 얼굴이 없는 사람 형상으로만 표현하였고, 황재섭 예술감독은 그 형상을 그대로 무대에 끄집어내어 생동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후반부에 내려오는 거대한 거울에 비친 출연진과 관객 모두가 군상이 되어 현시대 군상을 재연하였다.
한국적 필묵으로 현대적 세련미를 세계에 널리 알린 고암(顧庵) 이응노(李應魯), 서양문명의 흐름 속에서 동양사상을 담은 음악가 윤이상(尹伊桑), 정교하고 세련된 현대적 한국 창작 안무가 황재섭 예술감독의 춤이 어우러져 관객들로부터 황홀한 미적 교감을 이끌어 내었다.
공연 전 리허설을 관람한 이응노 화백의 부인 박인경 여사는 “이응노 선생님의 그림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고 마치 무용수들이 붓이 되어 공간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공연 관람한 관객 중 관저동 주민 A씨는 “표정과 몸짓의 언어만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공연이었다. 한국의 역동성과 미묘한 슬픔까지 격정적인 춤으로 혼신을 다하는 대전시립무용단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세종시민 J씨는 “한국무용의 새로운 면모를 보아서 좋았다. 조명, 의상 등 색감에서 모던하고 세련된 감각이 느껴졌다. 출연진의 감정과 에너지도 단연 최고였다.”또한, 전 국립무용단장을 역임한 국수호씨는 "작품에 임하는 단원들의 진지함에 경의를 표한다. 새롭고 참신한 작품을 선보인 대전시립무용단(예술감독 황재섭)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대전시립무용단은 이번 제66회 정기공연을 통하여 기존 고전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정교하고 세련된 한국 창작 무용단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다.